보통의 카페에선 한 대의 그라인더로 한 세팅값만을 가지며 음료를 만듭니다. 음료에는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플랫화이트 등등 여러가지 베이스(물, 우유, 혼합베이스)에 에스프레소를 타서 손님들께 제공합니다. 과연 한가지 에스프레소가 물에도 어울리고 우유에도 어울리고 다른 혼합베이스 등에도 어울릴까요?
에스프레소 용량에 따라 리스트레또, 에스프레소, 룽고로 나뉘어진다는 것은 대부분 아실겁니다. 할리스에만 가도 리스트레또로 만든 라떼 메뉴가 있고 폴바셋에는 룽고 메뉴가 따로 있죠.(폴바셋 룽고 레시피는 사실 리스트레또라고 한다... 아무튼...)
제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음료의 기본은 바로 밸런스입니다. 어떤 음료이든지 밸런스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밸런스는 음료에서 커피와 다른 것들(물, 우유, ...)이 섞였을 때 플레이버, 산미, 에프터 테이스트, 바디 등이 서로 얼마나 어울리는지 입니다. 커피의 플레이버가 얼마나 풍부한지 커피 본연의 산미를 가지고는 있지만 부정적인 신맛이 튀어나오지는 않는지 에프터는 딱 끊기는지 길게 지속되는지 바디감은 어떤지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에스프레소 for what? 에 대하여 크게 3가지로 나눠볼수 있습니다.
1. 에스프레소 for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는 기본적으로 오일리하기 때문에 마셔보면 커피오일이 혀를 덮어주기 때문에 아메리카노로 만들었을 때보다 쓴 맛을 덜 느끼게 해줍니다. 거짓말이라구요? 한번 속는셈 치고 마셔보세요. 아니면 마셨던 기억을 상기시켜보세요.. 아메리카노가 미국인들이 이탈리아에 가서 에스프레소가 써서 물을 타서 마셨다라는 유래는 잘못됬습니다. 그저 농도가 강해서 물을 타마신것 뿐입니다. 주변에서 한국에서 먹는 에스프레소는 써서 못마시겠고 이탈리아에서 마신 에스프레소는 너무 맛있더라.. 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다른거 없습니다... 이탈리아는 뭔가 다르겠지.. 하는 고정관념일뿐.
에스프레소는 풍부한 커피 본연의 향과 맛을 느끼기 위해 마시는 겁니다. 추출 세팅을 할 때도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리는 세팅을 하면 됩니다. 날카로운 신맛을 방지하기 위해 과소추출을 피하고 잡맛을 방지하기 위해 과다 추출을 피해야 합니다. 농도가 강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것들을 더 잘 느낄 수 있겠죠. 다만 에스프레소를 찾는 손님들은 보통 쫀득한 것을 원하기에 아메리카노 세팅보다는 짧게 끊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에스프레소 for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는 상대적으로 다량의 물과 에스프레소를 섞어 만든 음료이죠. 대한민국에서 압도적으로 찾는 메뉴입니다. 그만큼 아메리카노의 세팅은 중요합니다. 카페에서 일을 해보셨던 분이라면 아시죠? 손님들은 포스 앞에서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아메리카노를 시킨다는거..
아메리카노에는 다량의 물을 희석하기에 커피의 개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이는 곧 커피본연의 맛이 부족해지게 되고 밸런스가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수율을 더 끌어내는 세팅이 필요합니다. 추출이 진행됨에 따라 신맛, 단맛, 쓴맛 순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꼭 쓴맛이 튀어나온다고 그 전에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좋은 bitter와 나쁜 bitter를 구분하셔야 합니다. 좋은 퀄리티의 커피일 수록 길게 추출하여도 좋은 bitter가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3. 에스프레소 for 라떼
얼음이 녹은 아이스 라떼만큼 기분 나쁜 라떼는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라떼 베리에이션 음료에는 농도가 중요시 됩니다. 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그라인더를 한대 더 놓아 가늘게 분쇄하여 세팅하기도 하고 도징량을 늘리고 추출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농도를 끌어올리는 세팅이 필요합니다.
WBC 우승자인 전주연 바리스타는 우유를 얼려서 수분을 제거하고 만든 베리에이션 음료를 선보였고 이를 본 곳곳의 카페들은 우유에 생크림을 첨가하거나 특수한 방법으로 제조된 우유를 납품받는 곳도 생겨났습니다.
추출 세팅을 할 때에는 신맛 단맛 쓴맛이 진행되감에 따라 기준선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맛이 부족하면 좀 더 추출해서 쓴맛은 어느정도 가지고 있지만 단맛이 풍부한 선까지 세팅을 한다던지 커피다운 커피를 찾는 손님이 많다면 쓴맛까지 더 뽑아낸다던지 말입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바리스타의 좋은 혓바닥이 필요하겠죠? 꼭 세팅 전 세팅 후 커피를 비교하며 마셔봅시다. 같은 하늘아래 똑같은 커피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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