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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두

게이샤 커피는 왜 비쌀까?

by 트래블커피 2020.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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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원두를 취급하는 스페셜티 카페에 가면 대부분 가장 높은 가격의 커피는 게이샤입니다. 평균적으로 한잔 당 만원... 일반인중에 커피를 매니악하게 좋아하시거나 커피업계에서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주로 그 정도 가격을 지불하고 마시지요. 게이샤는 정말 그 돈을 지불할 만큼 맛있는 커피일까요?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파나마 게이샤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더 나아가서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를 들어보신분들이라면 커피 좀 안다고 하실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막상 엄청난 기대감을 안고 커피 한잔에 만원 이상의 돈을 지불하고 게이샤 커피를 마셔보고 실망하신 분들이 적잖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게이샤 커피를 처음 접하였을 때 그랬거든요.. (커피는 결국 커피다.. 커피 가격이 10배라고 10배만큼 맛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게이샤는 게이샤만의 매력이 분명 있습니다. 장미, 재스민향을 풍기는 것은 물론이고 다채롭고 매우 섬세한 플레이버와 훌륭한 단맛, 긴 에프터테이스트가 특징이지요. 에티오피아 내추럴 생두처럼 어느 하나 뚜렷하고 특징적인 향을 내뿜지는 않지만 복합적이고 정말 뛰어난 밸런스를 보여줍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다른 스페셜티 커피들이 고음만 화려하게 잘 내는 가수라면 게이샤는 화려하진 않지만 완벽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 가수랄까요... 박효신 같은 가수가 떠오르네요.

 

 

그렇다면 본론으로 넘어가서 게이샤커피는 왜 비쌀까요?

 

정답은 이름값과 희소성 입니다. 카투라나 버본을 아는 사람보다 게이샤를 아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파나마 게이샤'를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중남미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파나마에서 2004년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가 출품되었을 때 관계자들은 대부분 에티오피아의 커피를 가져온 줄 알았답니다. 그래서 파나마 에스메랄다의 게이샤는 당시 파운드당 21달러라는 기록적인 가격에 팔렸죠. 이때부터 게이샤 커피가 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기에 가격을 더 올려 팔아도 충분히 소비자도 납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게이샤니까 비싼 거구나.. 특히 다른 품종들은 커머셜 등급에도 포함되어 있지만 게이샤는 그렇지 않죠. 품종 자체가 고급품종이라는 인식이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있는 것입니다.

또한 게이샤는 나무가 크고 고도가 높은 곳에서만 자라고 열매도 타 품종에 비해 많이 열리지 않습니다. 

 

 

 

이름값이라는 것을 COE 옥션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죠. 

 

allianceforcoffeeexcellence.org/

 

Alliance For Coffee Excellence and Cup of Excellence

We are a nonprofit, global membership organization that upholds the highest standards in specialty coffee through our program Cup of Excellence.

allianceforcoffeeexcellence.org

위 COE홈페이지에 가면 COE에 참여하는 국가의 커핑 점수와 옥션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저는 2019 콜롬비아 North C.O.E 옥션 결과를 가져와 보았습니다.

(콜롬비아의 경우 나라가 워낙 북남으로 크기 때문에 지역별로 수확시기가 크게 달라 북쪽과 남쪽을 따로 개최합니다. 북쪽은 Huila 후일라, 남쪽은 Narino 나리뇨가 대표적인 지역명입니다.)

 

 

1위는 게이샤네요.. 당연히 커핑점수가 높을수록 비싸야 하겠죠. 자.. 8, 9, 10등의 게이샤를 주목해주세요.

 

 

위 사진은 옥션 결과를 나타내는 표입니다. 가운데의 $xx/lb 이 무게당 가격을 뜻합니다. 8등의 La pradera 게이샤는 무려 $26.10/lb로 3등보다 비싸게 거래되었습니다. 91점과 91.65점의 점수 차이는 꽤 큰 것 인데도 불구하고요 9등과 10등의 게이샤도 더 높은 순위의 생두들보다 비싸게 거래되었습니다. 가격을 결정하는 데에는 참여한 경쟁 수입업체들과의 입찰이나 여러 이유들이 내포되어 있지만 게이샤의 품종이 다른 품종보다 유독 비싸게 거래되는 데엔 이름값 만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1파운드 = 0.45kg 정도 되므로 대충 2배하면 kg당 계산이 되겠죠? 가장 오른쪽에는 참여한 생두 업체들도 보이는데 4위에 우리나라의 커피리브레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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