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 대전편에서는 막걸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막걸리 집 주인은 막걸리로 석사 학위까지 취득한 사람인데 물보다는 막걸리의 재료에 치중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막걸리의 구성물질 중 대부분은 물이라는 것을 백종원은 알고 있었다. 그가 처음으로 말한 솔루션은 바로 '물'이었다. 막걸리집 주인은 수돗물로 막걸리를 만들고 있었으나 정수물로 만들어 보라는 솔루션을 제공한 것이었다. 그 결과는 당연히 좋았다.
막걸리만 물이 중요한가? 국내의 지역소주들의 공장은 모두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는 취수원 근처에 위치해 있다. 마케팅 또한 참이슬은 대나무 숯 필터, 처음처럼은 알칼리 환원수를 사용하여 술을 만든다고 자랑하고 있다. 예로부터 "좋은 술이 있는 곳에는 좋은 물이 있다." 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또한 물이 어떤 식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여러 논문들이 존재할 정도로 물은 매우 중요하다.
커피를 위한 물이 중요하게 대두된 것은 2014년 이었다. 월드바리스타챔피언쉽(WBC) UK의 참가자 였던 Maxwell은 Water for coffee 라는 주제로 시연을 하게 된다. 당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주제로 우승을 하게되자 전세계의 커피인들은 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Maxwell은 2015년도에 Push 템퍼를 선보이며 또한번 WBC UK에서 우승하게 된다...)
또한 캐나다의 Phill & Sebastian Coffee Roasters의 관계자들은 노르웨이의 라이트로스팅의 대가인 팀윈들보의 매장에 방문하게 되고 큰 감명을 받게 되어 캐나다에 돌아가서도 라이트 로스팅을 연습했다고 한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신들만의 라이트로스트 커피를 완성시킨 캐나다의 로스터들은 팀 윈들보에게 커피를 보내주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커피에서 재 맛이난다." 였다.
팀 윈들보의 실력을 존중했던 필과 세바스찬은 이번엔 직접 커피를 싸들고 노르웨이에 방문했다. 자신들의 커피로 블라인드 커핑을 진행한 결과 팀 윈들보가 이야기 했던 대로 재 맛을 느낄수 있었고 커피들간 산지 구별도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들은 그 당시 왜 이런 결과가 나온지 이유를 몰랐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물 때문이었다는 결론에 도출한다. 팀 윈들보가 있는 노르웨이의 물과 캐나다의 물이 달랐던 것이다. 경도 수치는 비슷했지만 알칼리니티 수치에서 노르웨이의 오슬로물이 두배 이상 높았던 것이다. 이후 필과 세바스찬은 물에 맞는 로스팅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노르웨이의 물에 맞는 로스팅도 성공하게 되었다.
위 사례와 같이 커피를 위한 완벽한 물은 존재 하지 않는다. 커피에 맞는 물이 필요한 것이다. 노르웨이에서 맛있엇던 윈들보의 커피가 캐나다에선 맛있었을까? SCA에서는 물 퀄리티에 대한 기준을 내세워주고 있지만 정답은 아니다. 물은 지역적 특성을 따라가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바꿀 수 있는 변수가 아니다. 그러므로 왜 커피 맛이 그렇게 되는지 알아야 하고 그에 맞는 로스팅과 레시피를 설계해야 한다.
(2)편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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