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두의 가공방식 1. 워시드 프로세스(washed process)
로스터리 카페를 가거나 원두를 사게 되면 워시드, 내추럴, 허니 등의 프로세스가 적힌 것을 본 적이 있나요?
똑같이 수확한 커피라도 프로세싱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를 위해 적어 놓는 것입니다. 프로세싱에 따라 대략적인 특징이 나타나거든요.
커피체리를 수확하고 농부들은 제각기 여러가지 가공을 거칩니다. 프로세스는 커피체리에서 그 안에 있는 생두(Green been)를 어떻게 분리할 것인지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말합니다. 워시드, 내추럴, 허니, 펄프드 내추럴, 풀리워시드, 레이즌, 언에어로빅, 더블 언에어로빅, 다크룸, 카보닉 메져레이션 등등..
당장 생각나는 것만 적어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커피 산지에는 이 프로세싱만 전문적으로 하는 직업인 프로세서가 있습니다. 그만큼 전문적이고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그 중에 커피의 클린함을 돋보이게 하는 워시드 프로세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수확 전인 커피 체리
수확 전인 커피체리는 위 사진과 같이 생겼습니다. 빨간 것이 익은 것이고 나머지는 아직 덜 익은 것이지요.
하지만 품종에 따라 익었을 때의 색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도 있습니다. (핑크버번, 옐로 카투아이 등)
커피 체리의 단면
커피 체리의 단면은 위 사진과 같습니다. 안에 있는 생두(green bean)을 얻으려면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죠.
1. 분리(Separation)
먼저 수확한 체리는 분리 과정을 거칩니다. 뭘 분리 하냐구요? 먼저 체리와 섞여 있는 이물질을 분리합니다. 수확할 때 당연하게 돌, 나뭇잎 등 이물질이 껴있을 수 있는데 그물망 구조의 구멍에 체리를 부어 작은 체리는 통과하게 하고 그보다 큰 이물질들을 필터링합니다. 그리고 물에 담가 물에 뜨는 체리를 분리합니다. (뜨는 체리는 품질이 떨어지는 체리로 버리거나 내수용으로 활용합니다.)
2. 펄핑(Pulping)
체리의 가장 겉부분을 담당하는 펄프는 체리의 40~42%의 무게를 차지합니다. 부피가 크고 당분도 많고 수분도 많아 썩기도 쉽고 벌레도 꼬이기 쉬우므로 수확 후 최대한 빠르게 펄핑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펄핑은 기계로 진행됩니다.
3. 점액질 제거(Mucilage removal)
펄프를 벗긴 후에도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파치먼트에 묻어 있습니다. 점액질은 주로 당과 펙틴(pectin)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체리 무게의 15~22%를 차지합니다. 발효과정을 통해 점액질을 제거하게 되는데 효소(pectinase, pectase)에 의해 자연스럽게 분리가 되는 과정입니다. 이때 물에 넣어서 발효하면 워시드 프로세스, 물을 사용하지 않고 발효하면 내추럴(dry) 프로세스가 되는 겁니다.
4. 세척(Washing)
발효를 통해 점액질을 제거한 뒤에도 아직 찌꺼기가 남아있을 수 있으므로 깨끗한 물로 충분히 세척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물을 소비하게 되어 환경오염의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파치먼트의 갈라진 틈에 남아있다가 부패하기 때문에 많은 물을 사용하게 됩니다.
5. 건조, 보관, 탈곡
파치먼트 상태로 건조를 거쳐 원하는 수분 함유량(12% 내외)이 되면 창고에 보관하게 됩니다. 건조하는 방법은 햇빛에 말리는 방법과 기계에 말리는 방법이 있는데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건조 후 생두 등급에 따라 디펙트를 제거하는 과정을 통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수작업..) 파치먼트 상태가 생두의 컨디션 유지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쉬핑(shipping)하기 직전에 훌링(hulling) 과정을 거치고 배를 타게 됩니다. 이때 탈곡작업을 워시드 커피는 훌링, 내추럴은 허스킹이라고 하는데 차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여러 과정을 거쳐 워시드 프로세스를 거친 커피들은 아로마가 풍부하고 산미가 강하고 깔끔한 느낌의 뉘앙스를 줍니다. 다만 내추럴 커피보다 단맛과 바디감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 있습니다.
워시드 프로세스에도 종류가 몇 가지 있는데요.
일단 전통적인 방법은 앞서 설명했듯이 미생물을 통한 발효가 핵심입니다. 그리고 공기와 노출된 부분에서 드라이 발효가 동시에 진행되고 이 과정에서 아로마와 각종 유기산들이 생성됩니다.
Fully washed는 발효 탱크에서 공기와의 접촉을 완전 차단시키는 방법입니다. 드라이 발효는 진행되지 않고 웻 발효만 진행됩니다. 시간이 좀 더 걸리지만 전통적인 발효보다 더 균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물 사용량이 많은 단점이 있습니다.
Semi washed는 기계적으로 펄프, 점액질 모두를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화학적인 발효가 일어나지 않는 방법입니다. 물 사용량이 적고 무게 손실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클로로겐산이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떫고, 쓰고, 거칠고, 단조로운 단점이 있죠.
Double washed는 펄핑 하고 물로 씻어 점액질을 제거한 후 발효를 짧은 시간 거쳐 물로 한번 더 씻어 두 번 씻는 방법입니다. 점액질을 완벽하게 제거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클린 컵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대신 그만큼 물 사용량도 많겠죠?
하지만 이렇게 적어놓았지만 나라마다 지역마다 농장마다 각각의 노하우들이 있기 때문에 적힌 대로 그대로 하진 않을 겁니다. 그래도 원두를 사면서 대충 이런 느낌이 있을 거라고 알고 사면 좋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