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TDS와 수율 (feat. 카페창업)
커피 공부를 조금이라도 한 사람이라면 아래와 같은 그림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바로 brewing control chart인데요. SCA(스페셜티협회)에서 권장하는 원두량 : 물 양의 비율을 차트 형식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위 차트에서 x축은 수율, y축은 TDS를 나타냅니다. 그렇다면 수율은 뭐고 TDS는 무엇이며 이 둘 관계는 왜 중요한가에 대해 쉽게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TDS는 무엇??
먼저 TDS는 Total Dissolved Solids, 직역하면 총 용존 고형물입니다. 총 용존 고형물??...
예 그냥 농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TDS가 1%이면 어떤 용액 100g속에 1g이 고형물이고 나머지 99g이 물이라는 뜻입니다.
10% 라면요? 10g이 고형물이고 90g이 물이라는 뜻이겠죠. (물 1ml와 1g은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커피가 연하다고 느낀다는 것은 농도(TDS)가 낮은 것이겠고 진하다는 건 농도(TDS)가 높다는 뜻이겠죠. 이것을 SCA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블라인드 테스트한 결과 농도가 1.15~1.35% 정도면 적당하게 느낀다고 하여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에서 이 수치를 맞추어 판매하면 된다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농도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습니다. 즉 바리스타가 물을 얼만큼 넣냐에 따라 너무 연해 지거나 너무 진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아메리카노 한잔에 200ml 정도의 물이 들어가게 되는데 본래 세팅한 농도는 1.3%인데 물이 20ml라도 덜 들어가면 농도가 1.44%로 올라가버리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대형 카페들이 일반 디스펜서보다 5배 내지는 10배 정도 비싼 자동 온수기를 들여놓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울로 물 양을 맞추거나 컵에 일정한 선을 그어(대부분 프랜차이즈) 컵에 얼음을 먼저 넣는 것이 아닌 물을 먼저 넣고 얼음을 넣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수율은 무엇을 의미 하는 것일까요?
수율은 커피 원두에서 뽑아낼 수 있는 성분 양이 얼마나 되는가입니다. 원두에서 수율을 최대한 뽑아봤자 29%도 되지 않습니다. 그 나머지 성분들은 셀룰로스 즉 그냥 식물의 줄기... 나무의 껍질.. 이런 것들이라 물에는 절대 녹지 않는 것입니다. SCA에서는 미디엄 로스팅된 기준 원두로 18~22%의 수율로 뽑아야 가장 맛있다.라고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18%보다 적게 뽑으면 under developed, under extraction 과소 추출이고 22% 이상으로 뽑아내면 over developed, over extraction 과다 추출입니다. 과소 추출을 하면 커피에서 단맛이 없고 신맛만 나는 커피가 되어버립니다. 과다 추출을 하면 원두의 특성이 모두 가려지며 쓰고 텁텁하기만 합니다.
그럼 이 TDS랑 수율이랑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원두와 물이 당연히 만나야 성분이 추출되기 시작하겠죠. 에스프레소가 추출하는 것을 본 사람이라면 처음엔 진득하게 내려오다가 색상이 점점 옅어지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것은 커피 성분이 초반에 많이 추출되다가 나중에는 물이 많이 섞여 내려온다는 뜻인데요.
원두와 물이 만나면 성분들이 급격하게 나오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듭니다. 즉 물과 원두가 많이 만날 수록 농도가 떨어지고 수율이 올라가는 속도도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물 양과 원두 양의 비율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다시 차트를 가져와 보겠습니다.
위의 차트에서 대각선 선중에 이상적인(IDEAL) 지점을 가장 길게 지나는 곡선은 무엇일까요?
55g 곡선입니다.
위의 차트는 물을 1L 기준으로 원두량 40g, 45g, 50g, 55g,... 을 나타낸 것입니다.
55g:1000ml가 이상적인 수치라는 것이지요
이를 다시 환산하면 1:18.18 정도 되지만 이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차트이므로 유럽 기준은 좀 더 원두를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우리나라도 보통 커피를 진하게 먹는 편이라 1:15~17 정도 비율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뭐 다른 변수로는 로스팅 강도, 물의 미네랄, 온도.. 등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커핑을 한다고 했을 때는 저 수치를 대부분 사용합니다. 물 1g에 원두 0.055g 0.055를 기억하십시오.
물론 99%의 카페에서 TDS를 측정하지 않습니다. 측정기가 가장 저렴한 것이 30만 원 대 이고 정확도가 높으면서 많이 쓰이는 것이 100만 원 대 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영점을 잡으려면 순수한 물인 증류수가 필요하고.. 필터도 필요합니다.. 보통 랩실에서 로스팅실에서 많이 사용하지요.
하지만 카페 창업을 할 때 큰 용량으로 승부해야겠다 하면서 대용량 컵을 쓰려고 하면서 원두 선택, 머신 선택, 그라인더 선택 없이 사이즈를 먼저 선택하시는 사장님들이 대부분입니다. 컵은 이미 구매했는데 머신 들여놓고 원두 선택하고 추출해보니 컵 사이즈를 맞추려면 너무 연해서 커피 용량을 더 담는다거나 그것도 안되니 로스팅 포인트가 많이 높은 원두를 사용하게 되고 그래서 맛은 없고..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버리게 되는 것입니다.